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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친구 관계와 학교 생활,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by boiscool 2025. 4. 12.

중고등학교 시기의 자녀는 가족보다 또래 친구와의 관계에 더 많은 정서적 에너지를 쏟습니다. 이 시기의 친구 관계는 단순한 사회적 놀이를 넘어,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갈등, 소외, 따돌림 등 다양한 문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학업 의욕이 저하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자녀의 친구 관계와 학교 생활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까요?
청소년 교육 전문가의 관점에서 세 가지 핵심 포인트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자녀의 친구 관계와 학교 생활,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자녀의 친구 관계와 학교 생활,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친구 관계에 대한 부모의 개입, ‘조율’은 필요하지만 ‘통제’는 금물입니다

청소년기의 자녀는 독립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부모가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판단을 내릴 경우, 자녀는 반발심을 느끼고 더욱 폐쇄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 시기의 친구 관계는 정서적 안정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부모는 “관심은 갖되 판단하지 않는 조율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자녀가 친구 문제로 고민을 털어놓을 경우, “그 친구랑은 어울리지 마”, “그래서 성적이 떨어지는 거야”와 같은 즉각적인 판단이나 비난은 자녀의 신뢰를 저해합니다. 대신 “그런 일이 있었구나, 네가 어떤 기분이었을지 짐작된다”는 식의 공감적 반응을 통해, 자녀가 편안하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또한 부모가 자녀의 친구 이름이나 성격, 자주 만나는 장소 등에 대해 관심을 꾸준히 갖는 것은 자녀의 사회적 활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 역시 감시가 아닌 ‘관심’의 형태로 접근해야 하며, 질문보다 대화 중심의 방식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친구 관계에서 갈등을 겪더라도, 그 상황을 해결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입니다.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그럴 땐 네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처럼 자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학교 생활을 이해하려면 ‘일상 속 작은 단서’에 주목해야 합니다

중고등학생 자녀는 종종 학교 이야기를 회피하거나, “몰라요”, “그냥 그래요”라는 식으로 대화를 회피하곤 합니다.
이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부모의 반응에 대한 불안 또는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부모가 자녀의 학교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질문보다는 일상 속 작은 단서를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평소보다 말수가 줄거나, 등교를 꺼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학교 내 대인관계나 학업 스트레스, 교사와의 관계 등에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요즘 학교 가기 싫은 일 있어?”, “선생님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야?”처럼 부드러운 톤으로 이야기를 유도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받은 공지문이나 알림장을 함께 읽고 “이건 어떤 활동이었어?”, “이 행사 어땠어?” 같은 가벼운 질문도
자녀의 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또한, 자녀가 학교에서 받은 평가나 상담 내용을 비난이 아닌 ‘이해의 창구’로 활용하면,자녀가 스스로 상황을 정리하고 공유하려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부모는 교사와의 관계도 적절히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가 특별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담임 교사 또는 상담 교사와의 소통을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가정에서의 지원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학교는 단순한 학업 공간이 아닌 자녀의 ‘또 다른 사회’입니다. 이 사회에서 자녀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하는 것은,자녀의 전인적 발달에 있어 중요한 부분입니다.

 

건강한 또래 관계를 위한 ‘사회성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됩니다

청소년기의 친구 관계는 단순한 취미 공유를 넘어 감정 조절, 협동, 경청, 자기 주장 등 다양한 사회적 기술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실제 학교에서는 이러한 사회성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반복 학습을 통해 발달하는 능력입니다. 따라서 가정 내에서 자녀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부모-자녀 간의 대화 구조를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시, 조언, 평가 위주의 대화보다는 감정 나누기, 상황 공감, 대안 찾기 중심의 대화가 사회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친구와의 갈등을 이야기할 때,
“그건 네가 잘못한 거야”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그 친구 입장에서 그렇게 말한 이유가 뭐였을까?”, “너는 그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 들었어?”처럼 다각도로 상황을 해석해보는 연습을 함께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정에서 부모가 모델이 되어 감정 표현과 갈등 해결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부부 간의 소통 방식, 형제자매 간의 갈등 조정 방식 모두 자녀에게는 중요한 사회적 학습 자원이 됩니다. 아울러, 봉사 활동, 독서 토론, 동아리 등 다양한 대외활동에 자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사회성을 기르는 데 유익한 방법입니다. 다양한 배경의 또래와 어울리는 경험은 자녀의 대인 관계 폭을 넓히고, 갈등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마무리하며
자녀의 친구 관계와 학교 생활은 그들의 성장과 정체성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부모는 이 과정을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지지하고 조율하며 함께 걷는 동반자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언제든 돌아와 마음을 열 수 있는 ‘심리적 안전지대’를 가정 안에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친구와의 갈등이 있을 때, 학교에서 실망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부모의 반응이 이해와 공감으로 가득할수록 자녀는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청소년기는 잠시 머물다 가는 짧은 시기이지만, 이 시기의 경험은 평생 인간관계의 기초가 됩니다.
그만큼 부모의 따뜻하고 현명한 지원은 자녀의 사회적 성장을 위한 든든한 발판이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