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정보를 소셜미디어에서 마주합니다.
누군가의 게시물, 짧은 영상, 캡처된 뉴스, 요약된 그래픽 카드뉴스, 유명인의 발언.
이 정보들은 너무 짧고 빠르며, 너무 자연스럽게 ‘사실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들 역시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의견을 형성하죠.
문제는, 그 정보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생각해볼 여유조차 없이 소비된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소셜미디어 속 정보의 특성과 위험성, 그리고
그 속에서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실’처럼 보이는 정보, 사실일까?
소셜미디어에서 접하는 정보의 특징은 간단합니다.
짧고, 자극적이며, 감정을 끌어낸다는 것.
이 세 가지가 결합되면 사람들은 정보를 사실로 느끼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한 의사가 말하는 충격적인 건강 상식”이라는 자극적인 영상은
전문가의 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인플루언서의 개인적인 경험담이 객관적 사실처럼 소비되기도 합니다.
“나는 이 학원을 다니고 인생이 바뀌었어”라는 말이 수천 개의 좋아요와 공유를 얻으면,
많은 사람들은 그 말이 어떤 근거를 갖고 있는지보다는,
‘공감받았다는 사실’ 자체에 신뢰를 부여하게 되는 현상이 생깁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댓글 수, 좋아요 수, 공유 수 등을 ‘정보의 신뢰도’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들은 진실 여부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걸 가르쳐줘야 합니다.
정보는 포장이 아니라 내용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아이들이 소셜미디어 속에서도 잊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소셜미디어는 ‘정보의 공간’이 아니라 ‘관점의 공간’이다
우리가 SNS를 정보의 공간이라고 오해하면, 그 안에 있는 모든 글을 뉴스처럼 읽게 됩니다.
하지만 SNS는 애초에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설계된 공간이 아닙니다.
누구나 자신의 관점, 감정, 생각을 올리고 공유하는 관점의 공간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SNS에서는 그 사건 자체보다
그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이나 편향된 시선이 먼저 확산됩니다.
이런 반응을 접한 사람들은 그 사건의 전체 맥락을 보기보다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재구성된 내용을 먼저 접하게 되죠.
그게 반복되면 결국 우리는 ‘무엇이 있었는지’보다,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생깁니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려면, 아이들에게 SNS의 본질을 정확히 알려주어야 합니다.
SNS는 정보를 얻는 곳이 아니라, 관점을 참고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정보가 필요할 때는 공식적인 출처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교차 확인하고,
SNS에서는 그 정보를 바라보는 다양한 감정과 반응을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정보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
소셜미디어 속 정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무조건 믿거나 무조건 의심하기보다, '질문하는 태도'를 습관처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보를 볼 때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도록 해야 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이 정보는 누가 만들었을까?”입니다.
정보의 출처가 분명하지 않거나, 개인 블로그나 익명 계정에서 나온 것이라면
조금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사실처럼 보이더라도 ‘누가 말했는가’는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두 번째는 “왜 이 시점에 이 정보가 퍼지고 있을까?”입니다.
정보는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 갑자기 떠오르는 특정 이슈, 어떤 제품이 출시될 즈음에 나오는 과장된 리뷰 등은
정보의 시기를 고려하지 않으면 오해하기 쉽습니다.
세 번째는 “이 정보에 빠진 건 없을까?”라는 질문입니다.
SNS 정보는 대부분 짧고 요약되어 있어, 맥락이나 반대 의견이 빠져 있습니다.
특정 부분만 강조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관련된 다른 정보나 다양한 출처를 확인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질문을 반복하면서 정보를 대하면,
자연스럽게 정보를 걸러내는 나만의 필터가 만들어집니다.
그 필터가 곧, 소셜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디지털 리터러시가 됩니다.
소셜미디어 속 정보는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면 결과도 달라진다
소셜미디어는 분명히 우리가 세상과 연결되는 중요한 창구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안의 정보는 언제나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만들어진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믿지 말라’고 가르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어떻게 판단하고 해석해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정보에 휘둘리는 아이가 아니라, 정보를 판단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함께 질문을 나누고, 생각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SNS가 일상의 중심이 된 지금,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곧 세상을 바라보는 힘이 됩니다.